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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리사시험 합격기
    변리사 시험 합격 수기 2021. 3. 9. 00:07

    앞서 작성한 글은 '공부방법론' 으로 내 인생과 무관하게 그냥 변리사시험 공부 방법에 대해 내 생각을 쓴 것이다.

     

    오히려 흔치 않은 방식이었다고 생각된다. 대부분은 합격기라고 자기 전기문을 쓰므로.

     

    이제 쓸 글이 그 흔한 스타일의 전기문이다. 내가 수험기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쓸 것이다.

     

    총 수험기간: 2016. 2 ~ 2020. 10 4시합

     

    1. 진입계기

    이유가 많다. 하나씩 써본다.

    (1) 기업을 가기 싫었다.

    공과대학 전화기 중 하나의 전공자로서 무난한 길은 사기업 취업이다. 조금 더 낫다고 생각되는게 공기업. 아무튼 기업이다. 공사 불문 기업조직에 들어가는 것은 부품이 되는 것이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독자적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이세상에 '대리' '과장' 이라는 직업은 없다. 언제나 어느 회사가 필요하다. 즉 다세포생물의 1세포가 되는 일 또는 기계의 부품이 되는 일 과 비슷하다. 분리해 내면 독자적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게 된다.

    나는 단세포생물이 되고싶었다. 사이즈는 다세포생물보다 작을지라도 나 하나로도 자급자족되는 하나의 독립적 개체가 되고 싶었다. '변리사'는 독립된 하나의 직업이다. 독립적 개체이다. 물론 기업이나 조직에 속할 수도 있다. 선택이 가능한 것 자체가 장점이다. 또 나는 군대에서 거대조직의 불합리를 많이 보았는데 그것을 또 겪고 싶지도 않았다.

    (2) 서울에 살고 싶었다.

    공대 나오면 취업은 잘 된다. 하지만 잘 해 봐야 수원, 화성, 동탄 이쪽이다. 문과나오면 취업은 안되는데 됐다 하면 서울이다. 나는 서울에서 일하고 싶었다. 공대나와서 서울에서 살려면 몇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변리사였다.

    (3) 한 건 하고 싶었다.

    대학 다니면서 까지 그다지 대단한 업적이 없었다. 다른 애들은 뭐 대회도 나가고 수상도 하고 무슨 스펙도 쌓고 참 여러가지 일들을 하며 살았다. 난 그냥 학교 놀러다녔다. 학점도 안 좋고 그 흔한 토익하나도(변리사 진입 후 초고득점 했지만) 기사자격도 없었다. 이제 나도 뭐 하나 할 때가 됐지 싶었다. 그동안 논 게 다 괜찮아질 정도로.

     

    2. 2015년 말의 삶 - 변리사시험 진입 구상

     

    2015년 10월 말 뜬금없이 변리사시험을 준비하고 싶어졌다. 위와 같은 이유로. 그래서 사전준비로 1, 2차 1타 강사들을 조사해두고, 토익부터 하기로 마음먹었다.

     

    3. 초시생의 삶 (2016. 2 ~ 2017. 2)

     

    (1) 민법 기본강의 수강 (2016. 2 ~ 6)

    1월에 토익을 치고, 만점에 가까운 초고득점을 받은 후(775만 넘으면 되는데 과도하게 체력낭비한 감은 있으나 나름의 성취감이 있었다.) 민법 기본강의 강사들을 조사했다. 함성배, 이상윤, 배희수, 오양균, 김동진을 봤다.

    당시기준 한빛의 함성배는 1타였으나 강의가 지나치게 많았다. 배희수씨는 이상하게 듣는 사람이 없었다.

    합격의법학원의 오양균은 괜찮아 보이는데 너무 사람이 한에 차보였다. 샘플강의부터 한빛비판을 했다. 그쪽이 기득권이라 자기는 잘되기 어렵다면서 동일선상에서 경쟁해보고싶다고 등등. 듣기 싫었다. 돈주고 그딴 하소연 들을 필요 없었다.

    배희수씨와 오양균씨는 이후 아예 변리사시험계를 떠났다.

    윌비스의 김동진은 사시1타로 유명하였지만 당시에는 변리사시험에는 제대로 진입도 안하고(지금은 완전 제대로 진입함) 아직 사시폐지직전 마무리중이었으며 무엇보다 기본강의가 80만원이었다. 나머지와 이상윤은 50만원 언저리였다.

    이상윤 선생님이 양이나 가격이나 적정선으로 보였다.

    그렇게 2월부터 이상윤선생님의 민법기본강의로 변리사시험 준비의 포문을 열었다. 그 때 4학년 1학기를 병행했기 때문에 완강은 매우 더뎌졌다. 중간, 기말고사기간엔 정지해놓고, 해서 결국 학기일정 종강즈음인 6월 중순에 민법도 종강이 됐다. 다신 안볼 김준호저 민법강의 2천페이지짜리에 밑줄을 긋고, 복습하며 민법의 정석도 병행했다.

     

    (2) 특허법 기본강의 수강 (2016. 6 ~ 8)

    6월 중순부터 특허법 기본강의를 들었다. 임병웅, 조현중을 비교했다. 조현중은 참 한에 차 보였다. 오양균보다 더했다.

    샘플강의에서 한빛욕만 했다. 그리고 책이 쓰레기였다. 어차피 다수설은 임병웅이었지만 조현중도 살짝 비교는 해보려고 한 건데 더 확실히 안듣게 됐다. 1200페이지 정도 되는 특허법 책을 또 밑줄그으며 강의 듣고, 도해도 좀 봤다.

     

    (3) 제어공학 기본&심화강의 수강 (2016. 8 ~ 9)

    특허 완강 후 8월부터 한달간 제어를 했다. 생동합의 유일한 길은 선택을 미리 해두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PF 이전에는 선택 100점 가까이 맞으면 3법 면과락만 해도 합격각이 나왔다.) 4시합을 한 지금 보면 웃기지만 ㅋㅋ. 그래서 4학년 1학기때 학부 자동제어를 수강했고, 8월에 다시 한빛 제어기본강의, 심화강의(양철관)를 수강했다. 이제와서 되돌아보자면, 생동을 노린다면 이 때 제어를 GS 내지 기출 풀 정도로 했어야 한다. 근데 그냥 이론숙지 정도만 한 것 같다. 그게 생동가능성을 0으로 만들었다. 물론 3법도 과락이지만 ㅋㅋㅋ

     

    (4) 상표법 기본강의 수강 (2016. 9 ~ 10)

    이견의 여지없는 상표 1타 박종태 형님의 기본강의를 수강했다. 합격의 윤형근씨도 비교했지만 걍 박종태가 압도적 1타였다. 물리 기본강의도 이때 병행한듯

     

    (5) 디보 기본강의 수강(2016. 10)

    김웅의 기본강의를 들었다. 평하자면, 그의 기본강의는 매우 좋으나 2차까지 당연하다는 듯(특상강사처럼) 전제 후 강의한다. 즉 1차에만 딱 필요한 것을 넘어 법적 조치(2차에서는 조치도 해야함) 까지 강의한다. 디보 2차 할 사람에게는 오히려 특장점일듯. 디보 2차 관심 없는 나에게는 상당히 별로였다. 그러나 이건 컨텐츠적인 것이고 강의력은... 업계 최고다.

     

    (6) 민법 10개년 기출표시 (1달정도)

    민법 객관식의 모든 기출문제의 지문이 출제된 부분을 민법의정석에서 check 해 두었다.

    1번 기출마다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놨다. 즉 빈출일수록 동그라미가 많다. 정석책에 없으면 필기를 한 후 동그라미를 그려두었다. 이 작업은 민법 제대로 하지도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매우 어렵고 오래걸리는 작업이었다.

    (이 방법은, 최규호 변호사의 '불합격을 피하는 법' 이라는 책에 나온 방법이다. 그 분이 매우 강추하는 것인데 나 또한 강추..는하는데 힘드니까 가능하면 기출 표시 잘 돼있는 책 사면 더 좋다.)

    10개년 기출이면 400문제. 지문은 2천개다. 2천개의 동그라미를 찾아서 그린 것이다.

    그리고 나니 강약조절이 매우 잘됐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김동진강사의 민법공방은 이게 이미 돼있다.

    이건 정말 엄청난 것이다. 내가 1달을 꼬박 쏟아부은 것이 그 책엔 그냥 돼있다. 1차건 2차건 기출표시가 되어있는 수험서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너무 힘든 작업이라 다른 과목에는 이 작업을 하지 못했다.

     

    (7) 과학공부

    과학은 그냥 틈틈히 한 것 같은데 일일히 기억이 안난다. 물리는 변상규, 화학은 서형석, 생물은 최성윤, 지학은 박준희 들었다.

     1) 변상규 물리 평

    4차원 훈남 동네 서울대 형 같다. 가끔 개소리 하지만 훈훈해서 들어줄만 하며 물리는 잡팁을 많이 주는데 쓸만하다.

    그런데 물리 고수한테 더 좋은 강사 같았다. 나처럼 기계공학 전공자는 변시 물리 역학은 개껌이다. 하지만 손계산 내지 변시물리의 객관식 잡팁은 이분이 잘 알려주셨다. 정말 도움됐지만, 물리 초심자한테도 좋을지는 잘 모르겠다.

     2) 서형석 화학 평

    그냥 soso같다. 사실 화학 버려서 잘 모르겠다.

     3) 최성윤 생물 평

    5개강의라는걸 들었었는데...진짜...당시에 무슨 TB필기노트라는걸로 강의했는데 가독성이 내 2차 답안지보다 구렸다.

    총평->극혐. 요즘은 나도 모르겠다 이 양반이 어떤지

     4) 박준희 지학 평

    최고다. 한 책에 기본서, 객관식, 기출문제집, 요약서가 모두 다 있다. 변시 과목 통틀어 이런 책이 없다.

    거기에 맨 뒤엔 찾아보기 편하게 Index까지 있다. 진짜 이런 1차 책은 없다. Index 있는건 김준호저랑 이지특허뿐이다.

     

    (8) 모의고사

    11월 ,12월, 1월, 2월 4번의 한빛모의고사를 전부 쳤다. 성적은 다음과 같다.

    모고는 정말 정말 못봤다. 4번째 모고 끝까지.

     

    (8) 1차 시험(2017. 2. 25)

     

     점수: 산재 87.5, 민법 80, 자과 57.5 평균 75, 컷 70.83

     

    컷보다 4개 더 맞아서 무난하게 합격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점. 모의고사랑 비교해보면 특히 1차모고(11월)때 내가 가망이 있어 보이는가?

    3달뒤 시험인데 상위 75% ㅋㅋ 평균 50 ㅋㅋ. 3차모고때는 시험 한달 앞두고 특허를 무려 10개틀렸다. 근데 실전에선 특허 20개 다맞았다. 남은 한달동안 특허만 하루 4시간씩 했다. 주로 객관식풀기를 했지. ㅋㅋ 그전까진 특객 0회독이었다. 기출만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특허만 특별집중을 했다.

    그렇다.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합격한다. 모고따위에 너무 휘둘리지 말 것. 

    다만 그건 있다. 난 모고가 저렇게 안나와서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정말 막판 두달은 개빡공했다.

    그러니까 모고에 휘둘리긴 한거다. 휘둘리는데, 휘둘려서 더 열심히 해야지 휘둘려서 멘붕에 빠져 공부를 접으면 안된다.

    (2차가서 GS도 마찬가지임)

     

    가채점 후 75라는 것을 알고, 무난하게 합격을 암시 강조 넘어 직감한 후 "편히" 쉬었다. 후술하지만 이게 문제다.

    또 이때는 75면 무난한 합격이라는게 57회 이후와 차이점이다. 

     

    4. 동차생의 삶(2017년 54회 변리사 2차시험 2017. 3 ~ 2017. 7)

    2월 25일에 시험치고, 1주 좀 넘게 쉴 시간이 있었고 3월 첫째주 주말에 GS가 있었다.

    이 때 생각 있는 사람들은 GS 수강신청을 하고 쉰다. 난 GS가 뭔지도 아무것도 모르고 쉬었다.

    아니 정확히는 GS라는게 있는건 아는데 왜 꼭 실강을 수강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 1차까지는 인강으로 풀커버했으니까.

    (1) 특허법

    특허 기본강의를 듣다 환불하고 장현욱 기초GS로 인강을 들었다. 이런 이상한 테크를 밟은 이유는 기본강의가 이름이 주는 의미가 "기본"이기 때문에 누구나 들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민소는 몰라도 특허 기본강의는 기득용이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니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바꾼 기초GS 수강도 개판이었다. 동차가 인강GS로 뭐가 되겠나? 가서 들어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드문 판에 ㅋㅋ 걍 1차처럼 듣는 강의에 불과했다. 남는 것은 없었다.

    (2) 상표법

    상표는 기초는 정진길, 실전은 원대규를 들었다. 동차땐 한 강사로 미는게 기본인데..왜그랬을까..? 암것도 몰라서 그랬지.

    (3) 민소법

    민소는 기본강의를 3~4월동안 들었다. 매우 늘어진거지. 그래서 사례는 안듣고, 기초GS, 실전GS B형을 들었다.

    (4) 제어공학

    6월에 실전GS 하나 들은게 다다.

    (5) 결과

    특허법: 29

    상표법: 28.66

    민사소송법: 25.33

    제어공학: 38

    평균: 30.25

    4과락을 달성하고 무난하게 불합격 했다.

    (6) 총평

    여기서부터 나의 4시가 시작됐다. 바람직한 동차는, 생동합을 제외하고는 매우 아쉽게 떨어져야 한다.

    실전GS부터는 암기의 감을 잡고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대충 중간~중하위 언저리 등수는 나와주고 적어도 A급은 풀암기 해 가야 한다. 그렇게 5~6월쯤 되면 공부의 방법은 깨달았지만 단지 시간이 부족해 못 붙는 상태여야 한다.

    그러면 7월엔 못 붙어도 1년을 더 주면 기득엔 시간이 충분하므로 붙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개 어느정도는 아쉬운 점수로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발표까지도 나름 생동합을 기대하며 잠을 못이루고

    불합격에는 진지하게 화가 나야 한다. 불합격이 당연한 마인드로 기득만 노려가지고는..기득때도 어렵다.

    방법을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는 시간을 1년 더 줘도 붙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동차때는 떨어지고 좀 충격을 받아야 한다. 그 말은 그래도 진지하게 공부를 해서 합격을 기대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수한테 직접 채점 받아보고 의미있는 점수를 받아보는 소중한 경험을 동차때 해 봐야 기득 합에 가까워진다.

    나는 동차때 공부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갈피를 못잡은 채 시험을 쳤고, 하지만 1년을 더 주니 그 시간이면 기득으로는 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유의미한 2차경험이 없는 기득의 나는 동차랑 다를 것 없이 기득세월을 보냈다.

     

    5. 기득의 삶(2018년 제55회 변리사 2차시험 2017. 8 ~ 2018. 7)

     

    (1) 7월 말 시험 치자 마자 바로 통합 회독을 시작했다. 대부분 동차 끝나고 한~두달 쉬는데 난 그냥 했다.

    대단한게 아니다. 난 동차때 놀았기 때문에 시험쳤다고 쉴 자격이 없었다. 힘들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냥 2차를 했다.

    하는데..여전히 1차공부 스타일이었다. 그냥 기본서 보고. 눈에 바르고. 외운다고는 하는데..뭘 외워야 하는지 자체를 몰랐다. 그렇게 발표가 나고 3월부터 각종 실전GS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전혀 발전없이 허송세월을 보냈다.

    실전GS를 들으면서도 계속 한..문제2~3 정도 쓰고 탈주했다. 쓸 수 있는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민소도 그렇고.

    뭐 제대로 한게 제어공학 빼고 거의 없다. 3법중엔 그나마 민소를 조금은 했다.

    GS는 거의 언제나 바닥이었다. 4문은 커녕 3문도 푼 적이 별로 없으니까 당연하지.

    2시간 안에 16페이지를 도대체 어떻게 채우나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인간이었다.

     

    (2) 시험장에서 특상은 심지어 졸면서 풀었다. 전날 밤샜기 때문이다.(밤새면 기적이 있으려나 싶었다. 그런건 없다.)

    민소는 그래도 자고 나서 풀긴 풀었다. 제어는 너무 쉬웠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특허법: 39.33 상표법: 22.00 민사소송법: 52.66 제어공학: 86.66(PASS)

    2법과락. 3법 평균은 38. 제어는 86.66으로 패스(아무 의미 없다.)

     

    제어는 매우 쉬워서 패스였고 민소는 그나마 뭘 좀 해서 52라도 맞았으나 특상은 과락이었다.

    이 당시 나는 특상 1페이지부터 외우다가 이걸 다 어떻게 외우지? 하고 접고. 외우다가 접고의 반복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 못하는 애들 특징이 책 앞부분만 밑줄, 필기 좀 돼있고 1/5선 부터는 새 책인데 그거랑 똑같았다.

    그래서 앞부분만 조금 외워져 있었다. 한심한 노릇이다... GS부터 외우고 시작하면 되는건데. 그걸 몰랐기 때문이지.

    시험을 치자마자 불합을 직감한 나는 시험을 친 후 복학하여 2018년 4학년 2학기를 다니면서 우선 쉬고

    11월 발표가 나자 마자 3시에 돌입했다. 딱히 불합격에 화가 나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불합한 것이 나의 능력의 반의 반도 투입되지 않은 결과라는 걸.

    뭔가 잘못돼서 저런 점수라는 걸. 다시 심기일전하여 재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걸.

    (반대로 오히려 최선을 다했는데 떨어지면 동력을 잃고 접는 사람이 많다. 뭘 더 어떻게 잘 하란건지 모르겠기 때문.

    난 그런건 전혀 없었다. 개척할게 너무 많았다. )

     

    6. 3시생의 삶(2019년 제56회 변리사 1, 2차시험 2018.11 ~ 2019. 7)

     

    (1) 3시 1차 공부+시험 (2018. 11 ~ 2019. 2.15)

    3달이 주어졌다. 11월~12월은 학사일정도 일부 있었으나 6학점이었나..그래서 대체로 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1차는 그냥 기본서 읽고 바로 객돌렸다. 강의는 거의 안들었으나 박준희 지구과학 최종정리는 들었다. 근데 괜히들은듯

    내 소신은 3시는 강의 1개도 안들어도 된다. 걍 기본서 빨리 1회독 후 문제 열심히 많이 풀면 붙는다.

    결과는 산재법: 87.5, 민법: 92.5, 과학: 57.5 평균 79.17(컷: 77.5) 로 컷보다 2개 더 맞아서 붙었다.

     

     

    (2) 3시 2차 공부 (2019.2.16 ~ 2019. 7)

    다시 나는 2차의 세계로 들어왔다. 또 2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내심 든든했다. 하지만 이게 든든해선 안되는데..한번에 끝내야 하는데 싶었다. 괴상한 실무형이 갑자기 도입되어 3월 전에 실무형 강의부터 들어놨다.

    2월 15일에 시험을 쳤으므로 2주의 시간이 비어서 그 때 실무형을 들었다.(실무형은 56회 한번 시행되고 욕처먹고 없어졌다.)

    3월부터는 본격 GS에 다시 들어왔다. 난 1차는 두번이나 붙었지만 2차는 또 초보였다. 초보이므로 기초GS부터 수강했다. 특상 들었던 것 같다.(이쯤 되면 "1차를  2번 붙었으니 2차를 1번 붙은 것으로 쳐 주면 안될까?" 하는 말 같지도 않은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개못했다. 기초인데도 못했다. 얼마나 허접이면. 그래도 이번엔 기초GS에서 나온걸 일단 외우고 봤다.

    그 다음엔 실전GS였다. 그런데 왠걸? 기초에서 외운게 꽤 있었다.(강사는 바꿨다.) 여기서 깨달음이 있었다.

    이 시험은 생각보다 범위가 안 넓다는걸. 적어도 찍히는 것들은 말이다. 책을 통으로 외우는게 아니었다...

    그렇게 그냥 GS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외워갔다. 별다른 방법론 없이. 두문자를 활용해 그 주의 GS를 암기하는 식으로 계속 양을 늘렸다.

    제어는 아무것도 수강 안했다. 전년도에 86맞아서 자신있었다. 쉬워서 86맞은 거지만 어려워도 50은 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감은 잡았으나 여전히 16페이지는 난관이었고, 암기는 군데군데 구멍이 있었다. 나름 많이 외웠지만 완벽이랑은 거리가 멀었다. 생각건대, 딱 그냥 적당히 바람직한 동차수준의 준비를 한 것 같다.(생동합 제외)

    위에서 내가 말한 상태 말이다. 공부 방법을 깨달았는데, 공부 양이 모자라는 상태.

    이 때도 여전히 GS는 하위권을 탈출하지 못했다. 이 때는 주로 문4를 버렸던 것 같다. 문3 다쓰면 2시간이 가 있었다.

    유일무이하게 실무형이 도입된 해여서 특상은 2시간 20분을 줬음에도 그랬다. 이해가 안갔다. 난 왜이리 필속이 느리지?

     

    (3) 3시 2차시험 결과

     

    시험장에서 특허법을 풀면서도 여전히 필속이 느렸다. 2시간 20분을 줬음에도 15.5페이지밖에 못썼다.

    그런데 상표법을 풀면서 갑자기 감이 잡혔다. 2시간 20분에 19페이지를 썼다. 갑자기 유레카였다.

    한단계 진화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빠른 느낌으로 쓰면 되는거구나..필체는 신경 안쓰고 그냥 미친듯이 빨리 쓰면 되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필체에 무의식적으로나마 신경을 쓴 것이 필속에 발목을 잡았던 것 같다. 이후 민소는 2시간에 20페이지를 썼다.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민소를 너무 잘 쓴것 같아서 붙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어가..제어가 너무 어려웠다...그래서 제어 풀고 나서는 모르겠다 싶었다.

    어쨌든 나는 하필이면 '시험장'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난 이제 빨리 쓰는 법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게 시험장에서였다..

    1주만 빨랐어도 좋았을텐데.. 진심으로, 그랬으면 붙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 깨달음 전 후 나의 차이가 크기 때문. 4시에 붙은 것도 결국 이 깨달음에 기반한 것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특허법: 41.33 상표법:46 민사소송법:62 제어공학: 48.33(FAIL)

    평균: 49.77 컷: 52.44 부족점수: 2.66

     

    일단 제어가 페일이었다. 제어가 정신이 나간 난이도로 나왔다. 4문을 백지로 냈다. 80점 만점이었던 것이다.

    이 해에 제어 선택자는 합격자도 4문은 백지로 냈다.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차피 법 평균도 모자랐다. 2.66이라..... 딱 바람직한 동차의 상이다.

    이 시험은 0.11단위로 끊어지므로 2.66이 아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다음 해 붙기엔 충분한 점수다.

    4시를 목표로 본다면 매우 희망찬 상황이었다. 제어 페일은 그냥 출제실패로 인한 불상사에 불과하고(난 이미 패스를 한번 해 봤기도 하고) 3법 2.66은 1년동안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실력이었다.

    3법도 고루고루 모자라기보다 특허만 망한 시험이었다. 사실 저기서 특허만 49면 컷은 넘는다.

    아니면 특상 각각 조금만 올려도 컷은 넘는다. 3법이 두루 망하면 법학 자체를 알지 못한다는 것인데

    단지 특허만 몰빵으로 모자라니 오히려 괜찮았다. 특허만 보완해가면 합격각 나온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난 3년에 걸친 수험에서 또 실패했기에.. 나름대로 특허만 어떻게 선방하면 붙을 수도 있겠다고 발표를 기다려왔기에 충격적이었다. 그래도 2차시험의 불합이 충격적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차, 기득의 불합은..하나도 안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충격적인 불합을 겪고(앞서 내가 동차 불합은 충격적이어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딱 그걸 3시에 겪었다.) 4시에 들어왔다. 3시 진입은 고민이라도 했지만, 3시탈 후 4시 진입은 고민의 여지가 없다. 대체로 이 시험은 2년단위의 계획이다.(1차를 매번 붙는 경우에 한해) 동차 떨어졌다고 기득포기는 잘 없고, 3시 떨어졌다고 4시 포기는 잘 없다. 즉, 짝수시의 공짜 2차시험 기회를 쉽사리 날리기 어렵다. 안해봤지만 5시 진입은 6시를 당연히 포함할 것이다. 그래서 이런 류의 시험이 무서운거다. 실패한다면 2년단위로 자꾸 인생이 날아가므로.

     

    7. 4시생의 삶(2020년 제57회 변리사 2차시험 2019. 11 ~ 2020. 10. 18)

     

    (1) 19년 시험장에서 깨달은 '빨리쓰는 법'이 다 잊혀졌을까봐 걱정됐다. 그러나..그러한 진화는 '비가역적'이었다. 12월부터 GS를 다시 시작했는데 이는 시험을 7월말에 치고 대충 4달 좀 더 지난 상황이었다. 4달동안 한번도 쓴 적이 없었다. 그래도? 써졌다. 그래도 답안이 술술 써져서 시간 안에 쓸 수 있었다. 거의 언제나 18페이지 이상을 썼다.

    여전히 16페이지는 난관이었다. 과거에는 16페이지 미만이어서였고 이번엔 16페이지 초과여서였다.

    도저히 16페이지를 쓸 수 없었다. 줄여쓴다고 써도 매번 18페이지 정도였으니 이제는 어떻게 하면 장황하지 않게 서술해야하는지가 고민이었다. 이것도 고민은 고민이지만, 16페이지 도달이 안돼서 고민이었던 것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이고 고수의 고민이었다.

    그렇게 나는 이제 상당히 고수가 되어있었다. 12월부터 GS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그렇게 2월까지 하다가 코로나때문에 2020년 7월말에 시행 예정이었던 시험이 2020. 10. 17~18로 바뀌었다. 그래서 안그래도 4시하느라 지겨웠는데 3달이나 더 하게 됐다. 정말 지겨웠다. 코로나때문에 시험이 연기되고, 3, 4, 5월은 설렁설렁 공부하고 6, 7, 8, 9월 GS를 수강했다.

    원래는 12, 1, 2, 3, 4, 5, 6,  gs 수강 예정이었는데 12, 1, 2, 6, 7, 8, 9 월로 바뀐 것 뿐이다. 총 7달치 gs인 건 같다.

    이 때 3달이나 밀렸다고 gs를 더 수강한 사람들도 있지만 난 gs의 양은 저걸로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양 늘려봐야 다 보지도 못할 것 자료만 늘어난다고 판단해서 3달은 고민도 안하고 패스했다.

     

    GS에서 3법 모두 거의 늘 상위권에 있었다. 가끔 삐끗하였을 때 빼고는. 제어는 따로 GS 안들었다. 저번이 정신나간 난이도였을 뿐 나는 제어에 자신이 있었다. 제어는 그냥 교과서 예제, 연습문제를 풀었다. 그간 들은 GS도 풀고, 기출도 좀 풀었다. 그리고 제어는 저번이 비정상 난이도이므로 이번은 쉬울거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적중했다.

    이럴 때 충격받고 선택을 바꿔버리는 사람이 많은데..하던거 진득하게 하는 것이 좋다. (고 생각하지만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단언할 수는 없다.)

     

    (2) 결과

     

    특허법: 46.00 상표법: 46.66 민사소송법: 68.33 제어공학: 81.66(PASS)

    평균: 53.66 컷: 51.11 초과점수: +2.55 

     

    역시나 제어는 쉽게 나와주었다. 그대로 가길 잘했다.

     

    (3) 합격소감

     

    4년 반 정도 걸린 공부 끝에 드디어 합격했다.(발표까지 생각하면 5년에 가깝다.) 발표 날 한 숨도 단 1초도 못잤다.

    사실 4시 수험은 거의 완벽했다. GS도 최상위권이었을 뿐 아니라 GS에서 나오지 않는 것들까지 전방위적으로 섭렵했다.

    이는 교수저 회독으로 가능했다. 물론 강사서브도 판례집도 GS도 모두 탐독했다. 나올 것들은 무한반복하여 충실히 외우고, 안나올 것들도 눈에는 익혀두었다. 단 한번도 문4 안쓰고 탈출한 적이 없고 단 한번도 답안지 안낸 적이 없었다.

    3시까지는 좀 못썼다 싶으면 답안지를 안냈었다. 이번엔 못써도 그냥 답안지 냈다. 무조건 냈다. 

    수험도 완벽했고, 시험도 합격에 지장 없었다.

     

    8. 총평

    나는 4시로 합격했지만 컨텐츠적으로는 기득합이다. 동차, 기득은 그냥 지워버리고 3시가 잘 한 동차스러웠고 4시는 기득스러웠다. 나의 3시, 4시처럼 하면 붙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어떤 4시는 알찬 동차와 기득을 보내고도 운이 나쁘거나 해서 계속 떨어져서 4시까지 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런 사람이 수험피로도는 더 심할 것 같다. 나는 많이 떨어졌지만 기득까지는 공부를 이상하게 해서 떨어진거라 그렇게 화나지 않았다. 3시 불합에서 최초로 화가 났고, 4시에는 붙어서 괜찮았다. 물론..붙고 나서야 괜찮다는 거지만.

    5시를 할지도 모른다는, 1차를 또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발표 직전의 사람을 정신병자로 만들기 충분했다.

    (더더군다나 코로나 때문에 미뤄져 2차 합격자 발표를 1월에 해놓고 1차는 다시 예년대로 2월에 시행하는 미친 특허청&산인공의 결정으로 이번 홀수시는 1차를 1달 남짓 안에 준비해야하는 미친 상황이었다. 이것을 우려해 미리 1차를 해 둔 사람들도 있었으나 나는 그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나는 무난하게 57기 변리사가 되었다. 되고 보니 허무했다. 4년을 꼴아박았지만

     

    앞으로는 합격 이후의 삶에 대해 기회가 되면 써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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